오늘 호주에서 온 조카들을 만났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척 언니의 아가들.
완전 애기 때 만난 첫째와 사진으로만 그리워하던 둘째를 만났다.
아가들이 카페에 앉아있는 것을 너무 심심해해서 대화가 어렵다며 키즈 카페에서 대화하자고 했다.
그리운 조카들은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귀여웠고 행복했다.
아가들이 좋아할 선물을 들고 갔는데
다행히 둘째 아가는 무지개 곰돌이를 무척 좋아했다.
소중히 안고 쇼핑백 침대(?)에서 재워주기도 하고
오빠에게 레이싱 게임을 져서 우울할 때는 무지개 곰돌이를 꼭 안고 패배의 슬픔을 달래기도 했다.
참고로 레이싱은 엄청 어려웠따...
호야 잘하더라.......
나도 졌음...
첫째(호야)가 낯을 덜 가리고 아기 때도 본 적이 있는 탓인지 낯을 심하게 가리는 도야보단 좀 더 친해졌는데
호야가 갑자기 함께 줄타기 시합을 하자고 했다.
사실 오다가 발목을 삔 상태였지만 몇 년만에 보는 조카가 놀아달라는데 발목따위가 대수랴?
내일 좀 더 아프면 되지.
물론 줄타기는 졌다...
호야는 내게 빨리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하며 줄을 타기 전 시작 지점에서 빠르게 뛰어서 올라타는 시범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하면 빨리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호야의 비법을 전수받아 다시 대결을 했다.
또 졌다..
(이모는 호야보다 몸이 많이 무거워...)
그런데 호야가 내 눈을 보고
"처음 하는 거니까 못해도 괜찮아." 라고 해주었다.
뭔가 머리를 띵 하고 맞은 느낌이었다.
그렇지..처음 하는 거니까 못해도 괜찮지..
불현듯 신입 개발자였던 1년 전이 떠올랐다.
처음 개발자로서 일을 시작하는 거라 많이 서툴고 실수도 종종했지만
생각해보면 처음 하는 거니까 못해도 괜찮은 거였다.
어떻게 보면 지금도 주니어지만 1년 전 그 때보단 정말 많이 성장했다.
그만두기 전엔 오롯이 1인분은 했던 것 같다.
퇴사하고 이직 준비를 하는 것이 약간은 불안하지만
나는 이제 처음하는 게 아니니까 좀 더 잘할 수 있다.
혹시나 입사하는 곳에서 처음하는 일을 하게 되더라도 호야의 명언을 발판삼아 힘을 내야지.
처음 하는 거니까 못해도 괜찮으니깐.
호야 도야 진짜 많이 좋아해.
이모가 돈 만니만니 벌어서 꼭 호주에 놀러갈게.
그 땐 오늘 약속했던 칼싸움도 하고 보드게임도 하고 자전거 시합도 하자!
정말루 만니만니 사랑해.
근데 발목 넘 아퍼..어카지 낼 남친집 가야대는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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