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확실한 미래가 싫다.
내가 16가지 성격 유형을 좋아하면서도 맹신하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나는 INFP다!)
최근 몇 년, 꽤 오랫동안 두루뭉술한 미래 때문에 매일이 불안했다. 아마 직업을 가지지 못했던 탓이겠지?
나는 항상 대체 불가능한 인간이 되고 싶었고 그에 알맞은 기술을 공부해왔다.
음악, 글, 그림.. 글을 제외하고는 전부 흥미를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내가 이 일을 평생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항상 마음 한 켠에서 나를 괴롭혔다.
결국 음악은 그만두었지만 엄마와 낙원상가에서 산 텔레캐스터는 도저히 팔 수가 없어 지금도 방 한 구석에 덩그러니 놓여 있고
가끔 입시를 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조금 숨이 막힌다.
개인적으로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는 말을 아주 싫어하지만, 이게 남들이 말하는 첫사랑의 느낌일까?
솔직히 개발을 시작했을 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개발자인 아빠가 개발자는 학력 상관없이 도전하고 또 대우받을 수 있다고 해주셨고
그 말이 개발자는 “대체 불가능한 인간”이 되기에 꼭 맞는 직업이라는 것처럼 들렸거든~
개발을 시작한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음악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도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글을 썼던 2년을 제외하고는 그저 그렇게 살았던 적이 없는 걸.
다만 어떠한 이유로 더 이상 마음이 동하지 않아 그만 두게 되었지만 뭐 어때? 인생은 길어~.
나는 그 때의 시간과 결정들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그것들이 모여 나를 만들었다.
나는 지금도 매일 일을 하고 공부를 하며 바쁘게 살고 있다.
예체능이 뜨겁게 불타는 사랑이었다면 개발 이 친구는 잔잔한, 엄청 사랑하는 건 아니지만 같이 있으면 꽤 즐겁고 ..
그렇다고 이 친구에게 너무 많이 기대하지는 않고 뭐 그런 존재.
나는 이제 너무 많이 기대하면 반드시 실망한다는 것을 깨달아버린 어른이야.
그리고 이 친구에게 실망할 거리가 없다는 것이 내가 개발을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 하나기도 하다.
마치 잔잔하고 편안한 사랑을, 결혼할 만한 사람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2023 년은 평소보다 좀 더 괴로운 해였다.
그림을 그만두고 개발을 시작하고 미친듯이 공부만 했고
함께 놀던 친구와 연락하지 않기로 하고 사랑하던 사람에겐 배신당하고
더불어 이력서는 넣는 족족 떨어지고 어쩌다 간 면접도 연락이 오지 않는 일은 부지기수.
매일 밤 내일이 오는 것이 괴로워 잠을 설치고 악몽도 꽤 많이 꿨다.
그래도 어쨌든 2024년 지금, 어찌어찌 취업을 하고 남의 돈을 받아먹을 수 있는 개발자가 되었다. 와 샌즈~ㅊㅋㅊㅋ~
나의 1년, 2년 그리고 5년, 10년 후는 어떨까.
개쩌는 개발자가 돼서 연봉이 억대를 찍을까? 아님 의욕이 점점 수그러들까?
그건 잘 모르겠다. 그래도 확실한 건 나는 그 때에도 열심히 살고 있을 거다.
왜냐하면 다들 몰라줘도(하 면접관...) 내가 안다.
그리고 그 열심히 했던 기억들이 힘이 되어 내일의 나를 살게 한다는 걸 이젠 알거든.
결국 미래의 나는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가진 인간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이랑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당.
(사실 내 꿈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거다. 일은 수단일뿐..)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좀 많아지긴 한다. 일이랑 공부가 너무 즐거워서~.. 사랑할 시간이 있으려나 싶고.)
나는 앞으로도 일과 공부를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야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혼자 행복한 건 별로 재미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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