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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돈이 그렇게 좋은 건가요?

by 휴일이 2025. 3. 3.

 

계약서까지 썼다. 지장도 쾅.

이제 진짜 이직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생각보다 완벽한 조건은 아니지만 이 시기에 이 정도면..

이천으로 출퇴근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흠이다. 

 

첫 3개월은 인턴 명목으로 80% 만 받고, 노트북과 주변 기기들은 내가 직접 사야한다.

맥북을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윈트북(그것도 windows10)만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보안 프로그램 때문에 윈도우를 써야한다고 했다.

보안이 굉장히 삼엄한 곳이다.

이 곳은 그냥 용역처럼 일하는 곳이다.

 

그래도 Hadoop 과 Spark, Kubernetes 에 대해 깊게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빅데이터 개발자로서의 새 커리어를 쌓는 것이다.

이전 회사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환경이긴 했다.

(그 환경 안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그래봤자 우물 안 개구리가 발버둥 치는 꼴이었다.)

 

새로운 환경이 무섭고 두렵다.

사실은 돈 때문에 급하게 취업을 했다.

내 커리어에 비해 좋은 자리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 같으니까. 그리고 돈도 많이 주니까.

주변 사람들이 내가 계속 취업 준비를 하면 계속 힘들어할 것 같으니까..

사실 그냥 돈 때문에 왔다.

 

 

 

아까 책을 읽다가 이 문구에서 멈칫하고 한참을 다시 읽었다.

내 인생의 목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돈만 쫓는 꼴이 된 걸까?

 

행복하게 살 수 있으려면 돈이 있어야 해서? 돈이 있으면 행복해질까?

지금 나는 수습기간 명목으로 3개월동안 80%의 월급만 받는데도 이전 회사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다.

그러면 나는 행복할까???? 그렇게 행복하진 않다..

남들은 다 이제 행복해질 일만 남았다고 말하고 나도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뭔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기분이 이럴까?

이렇게 기분이 줫같을 때마다 시지프 신화를 읽는다.

 

 

그냥 웃겨서 가져와본 문구임;ㅋㅋ

 

세상은 부조리하고 무용한 것들로 가득하지만 그것들에게서 유용을 찾고

유용한 것들은 결국 무용한 것이고

그러면 어찌하는가?

그냥 많은 경험을 하고 모든 것들에 커다란 의미를 두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나는 어쩌면 지금 내가 하는 일과 이직, 직장, 사랑, 삶...

이 모든 것들에 각각 너무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괴로운 게 아닌가 싶다.

이런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들 때 시지프 신화를 읽으면 도움이 된다.

우리는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부조리한 삶을 살고 있으니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하는 까뮈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다행히 새로 이직한 회사 분들은 좋은 분들이신 것 같다.

나와 같이 입사한 동기님은 나보다 1살 어린데 3년차고 나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신 분이다.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좀 더 일하는 보람이 있을 것 같다.

환경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두렵지만 사실 막상 다녀보면 엄청 재미있을 수도 있다.ㅋㅎㅋ

 

 

 

 

사랑도 너무 어렵다.

좋아하는 만큼 모든 것이 술술 풀린다면 진작 행복했을 수도 있다.

사실 이런 고민들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떤 한 마디 때문에 내가 가진 믿음과 신뢰가 와장창 금이 가버렸다.

너는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같이 살고 싶다는 나의 목표를 이뤄줄까?

확신 없는 미래가 두렵다.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를 즐기며는 충분한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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